2009년 10월 18일 일요일

미국의 법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How Bill Becomes a Law'

미국 Health Reform에 대해서 팔로우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상원 Finance Committee에서 Health Reform Bill을 통과시켰습니다만, 제가 가장 관심있어했던 핵심사안(public option)이 제외된 상태여서 다소 김이 빠지기는 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법안이 어떻게 법이 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이 양원제도(상원, 하원)인 것은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양원제도는 한쪽으로 권력 몰아주기가 힘들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새로운 정치세력(예를 들면 공화, 민주가 아닌 제 3세력)에 대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원의원은 정치 senior, 하원은 정치 junior라고 보시면 크게 틀리지는 않으며, 상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 정치의 대표성, 하원은 국내 살림살이를 관장하는 기관이라고 보셔도 나쁘지 않은 구분입니다.

상원은 100명으로 구성되며 각 주에서 2명씩 선출되고, 임기는 6년입니다. 하원은 535명으로 구성되며 인구수에 비례해서 각주에 하원의 숫자가 할당되고 임기는 2년입니다. 상원의 임기가 6년이기는 한데 2년마다 1/3에 대한 재선거가 이루어 지죠. 그래서 한번의 선거 바람으로 상,하원의 구성이 바뀌기는 힘듭니다. 정치 바람이라는 것이 6년동안 지속되기는 힘드니까요. 오바마 정부에서는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1. 법안(Bill)의 제출
법안이 만들어지는 형태는 다양하나, 주로 국회의원(상원의원 또는 하원의원)에 의해서 주도가 됩니다. 그래서 미국 법안은 대부분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게 되지요.  1890제정된 반독점법은 상원의원인 John Sherman의 이름을 따서 Sherman Act 또는 Sherman Antitrust Act가 되었습니다. 아닌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Medicare Modernization Act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2. Committees
한국의 국회도 그렇지만, 미국도 상, 하원은 많은 수의 Committee로 구성이 됩니다(Finance Committee, Military Committee등). Bill이 제출이 되면, 하나의 committee에 할당이 되며, 그 필요성과 진정성에 대한 청문회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의 의견수렴을 거치게 됩니다. 이 Committee에서 해당 Bill을 더 진행시킬지 말지에 대한 투표를 하게 되고, 여기서 다수가 동의를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3. 하원
Committee에서 인준이 되면 법안은 하원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에서 여러가지 논쟁이 이루어 지며, 법안의 수정이 가해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법안이 다시 상원의 committee로 돌려 보내질 수도 있고, 수정안에 대한 가결이 될 수도 있으며, 부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가 되면 하원은 상원으로 법안을 다시 보내게 됩니다.

4. 상원
만약 법안이 매우 급한 사안이거나, 특별한 논쟁이 되지 않는 경우는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서 법안의 통과여부를 결정합니다. Health Bill의 경우는 이에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즉시 표결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는 특정한 일자를 정해놓고, 리뷰를 하게 됩니다. 정해진 일자가 되면 각 상원의원 모두 5분씩의 발언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역시 법안 수정 또한 가능합니다. 만약 objection이 있으면 각 상원은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시간만큼 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Filibuster라고 하는데, 단상에 올라가서 다른 의원에게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다수당의 횡포를 막는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숫자가 작다고 공감대 없이 밀어붙이기를 한다면, 소수당이 취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Health Bill을 담당했던 Finance Committee에서 14-9로 법안이 통과 되었는데, 13명의 민주당과 1명의 공화당원이 법안에 찬성을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유일한 공화당원인 마인주의 Olympia Snowe 의원을 매우 심도있게 다루었는데, 양당의 암묵적인 동의가 없으면 상원에서의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즉, Filibuster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수정안이 다 정리가 되면 표결에 들어가서 통과의 가부를 결정합니다.

5. Conference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이 상원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상원에서 통과된 법이 하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면 곧 바로 대통령의 서명을 받게 되면 되지만, 수정이 되었다면 하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만약 수정사항이 minor하다면 특별한 논의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Conference가 열리게 됩니다. 하원과 상원의 대표로 구성되는 Conference에서는 두 개의 다른 법안(하원에서 통과된 법안,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을 놓고 다시 negotiation을 하게 됩니다. 만약 이 Conference에 참가한 의원들(Managers라고 부릅니다)이 협상에 성공하게 되면(새로운 추가사항을 통해서) 이 법안은 다시 양원으로 보내져서 재투표에 들어가게 되고, 만약 협상에 실패하면 양당의 Committee로 돌아가서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거나, 법안이 폐기 됩니다.  Health Bill의 경우 public option이 가장 큰 화두이므로, 이 하나의 안건 때문에라도 Conference가 소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6. 대통령의 서명
대통령의 서명이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아시는 내용이지요. 물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양원으로 다시 법안이 돌아가서 2/3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재투표가 이루어 집니다.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 즉시 법안(Bill)은 법(Law)으로서의 효력을 발휘합니다.

Health Bill이 가야할 길은 아직 많이 멀어보입니다. 1년가까이 토론과 협의를 통했지만, 아직도 중요한 몇가지 이슈에 대해서(cost, public option등)는 이견이 있고, 기본적인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차이기 크며, 국민의 공감대는 여전히 갈라져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912년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제안한 universal healthcare이후로 이에 가까운 법이 이만큼 온것이 처음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힐러리가 주도했던 1994년 health reform은 언론과 국민의 융단 폭격을 받아서 Committee도 통과를 못했죠. 미국인도 아니면서 미국의 상황을 모니터 한다는 것이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나 자본주의 표본이 되는 미국이 과연 공공복지를 위해서 일부 시장의 기능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역사관점에서도 가치가 있는 공부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1개:

  1. 이건 아무래도 제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글이 허술하네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