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또는 개인을 고용한 직장(employer)가 매월 정기적으로 보험금(premium)을 납부 합니다. 보험회사는 이를 받아서 피보험자가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그 비용을 대신 지급(reimbursement)하지요. 미국에는 여러종류의 보험이 있다고 했습니다(한국에는 국민보험 관리공단 하나뿐). 크게 공보험(public insurance)과 사보험(private insurance)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두개의 중요한 공보험이 있습니다. 하나는 65세 이상의 의료보험을 커버해주는 Medicare와 저소득층을 위한 Medicaid라는 것입니다. 즉, 국민들이 공보험에 들고 싶어도 65세가 넘지 않거나 소득이 일정수준 이하가 되지 않으면, 공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이 사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오늘은 먼저 사보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아래 그림을 먼저 한번 보시죠.

뭔가 굉장히 복잡한 것처럼 보이시죠? 이 그림이 뭐냐 하면 1988년부터 2008년도까지 보험가입자가 선택한 보험 형태의 연도별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간략히 이야기 하면 미국에서 사보험을 들때 위의 다섯 가지 보험(Conventional, HMO, PPO, POS, 그리고 HDHP/SO)의 형태중에 하나를 고르게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2008년 미국정부 집계에 따르면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사보험 회사의 숫자는,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28개, 뉴욕주 31개, 플로리다 27개, 아리조나 32개 등이 있습니다. 각 사보험 회사의 윗 그림의 다섯 가지 보험 상품을 판다고 가정을 하면, 캘리포니아 140종류, 뉴욕주는 155개의 보험중에 하나를 개인 또는 집단이 골라야 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물론 어떤 사보험(예, Kaiser Permanente)은 HMO만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으니 실제 숫자는 이것보다 작을 것이나 그래도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지요. 미국 사람들도 각 종류의 보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럼 HMO, PPO등은 무엇을 이야기 하며 왜 이런 이상한 상품들이 생겼을까요?
1988년에 가장 많았던 보험의 종류가 Conventional입니다. 뜻 그대로 일반적인 형태이죠. 즉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때 마다 케이스에 따라서 보험회사가 보험수가를 의사 또는 병원에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보험회사 입장에서 의료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보험료는 그에 맞추어서 인상할 수 없게 되다보니, Managed Care(중요한 단어입니다)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습니다. 실제는 20세기 초반에도 있었던 개념이었는데, 1973년 닉슨 대통령이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HMO) Act에 서명하면서 그 보급이 급격히 확산됩니다. 마이클 무어가 만든 영화 Sicko를 보면 미국의료시스템의 붕괴는 이 법률때문에 시작되었다고 그리고 있지요. 닉슨대통령과 보자관인 듯한 사람과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공개되는데(도청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왈 '야, 의료보험 그거 골치아픈데 카이저(Kaiser Permanente, 미국에서 가장 큰 HMO)에게나 줘버려'라고 하죠.
그럼 HMO로 대표되는 Managed Care는 뭘까요? 다음 이야기를 한번 읽어 보시죠.
의사인 마이클은 자기가 태어난 동네에 병원을 열었습니다. 마이클은 돈을 벌기 보다는 동네 사람들의 건강이 주 관심사였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할때 마다 병원비를 받는 시스템(conventional system)이 아닌 뭔가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만약에 100명의 동네 주민에서 한달에 100불씩을 받고, 이렇게 받은 10,000불의 돈을 가지고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면 어떨까?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사람들의 건강을 먼저 챙겨서(preventive medicine) 사람들이 병원을 방문할 꺼리를 아예 없애 버리면 나도 돈을 벌어서 좋고, 사람들은 한달에 100불만 내고 스스로 건강을 지켜서 좋고, 일거 양득이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건강하게 사는 법도 강의하고, 각종 예방주사도 놓아가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씩 자전거를 타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오는 환자들도 있었는데, 한달에 10,000불의 범위안에서 모두 치료할 수 있었고, 남는돈은 의사 마이클이 월수입으로 가져갔습니다.
건강의 증진을 꾀함으로써 의료비의 지출을 줄이자는 것이 Managed Care의 핵심이며, 위의 그림에서 Conventional이 아닌 나머지 네 상품이 모두 Managed Care의 개념이 들어간 것들입니다. 병원입장에서는 일정금액(capitation)을 받고 진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많이 찾아오면 적자가 나고, 환자가 적게 찾아오면 흑자가 납니다. 당연히 어떻게 하겠습니까? 구성원의 건강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쓰겠죠. 정말 그랬을까요? 근데 정말 적자가 나버리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요. 보험금을 올린다 or 혜택을 줄인다.
HMO의 핵심에는 gate keeper라는 general practitioner(GP, 가정의학과 의사)가 있습니다. 모든 피보험자는 이 의사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전문의(정형외과, 피부과, 심장내과 등등) 또는 상급병원에 갈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 GP라는 사람이 피보험자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요(의사 마이클). 지난 글에서 이맹장씨가 복통을 호소 했을때, 한국에서는 준종합병원에 가서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는(응급실에 실려갈 정도가 아니라면) 일단 GP를 만났어야 했습니다. 이 GP가 전문의(이맹장씨의 경우는 일반외과)에게 refer를 해주어야 그 다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사람들이 위의 제도에 만족할까요? 아니겠지요. 그래서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전문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PPO)입니다. 당연히 HMO보다는 보험금이 비싸겠지요. 자기부담금(Deductible)도 더 높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만큼 그 비용을 피보험자에게 부담시키자는 컨셉이지요.
미국에서 의료보험을 들려면 여러가지 설계를 개인이 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기부담금이 deductible입니다. 이 것은 1년에 또는 한가지 병에 보험회사의 reimbursement 위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인데, deductible이 높으면 premium이 줄고, 낮으면 premium이 커지게 됩니다. 자동차 보험과 같은 이치이지요. 저처럼 젊은 사람들은 1년에 병원한번 갈일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자기 부담금을 기존 상한선 보다 좀 더 높이고, premium을 확 낮추는 상품은 없을까 라고 고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온 프로그램이 High Deductible Health Plan(HDHP)입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상품들이 나옵니다. 각 상품마다 premium과 deductible이 다양하게 설계 가능하므로 다섯 가지 상품수 x 해당 주의 보험회사 보다 몇배나 되는 의료보험의 상품속에서 소비자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HMO, PPO, POS, HDHP에 대해서는 각각이 책을 쓸 정도로 설명할게 많은데, 일단 이정도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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