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때워내기식 정책에 칼을 든 것이 이번 오바마의 개혁인데, 역시나 역대 어떤 정책중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오바바 정책의 사안에 대해서 좀 더 세부적으로 다루어볼까 합니다만, 아직도 가장 큰 화두는 Public Option에 있습니다. 이 보험이 provider(Hospital, Clinic)에게 강제로 받을 수 밖에 없는 option이 된다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지겠지요. 한국에 계신분들은 이 대목이 이해가 안되실 겁니다. 'Public option(공보험)을 provider(health service를 공급한다는 뜻으로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병원, 클리닉, 의사 모두 포함)가 강제로 받아야 한다' 이것을 한국어로 표현하면 '당연지정제'입니다. 한국에는 의료보험이 하나라서 모든 병원이 국민건강보험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사보험이야기가 나오면서 당연지정제를 폐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냐를 가지고 논란이 잠시 있었지요. 이 말은 병원의 선택에 따라서 사보험만 받고 국민건강보험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게 해주자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당연지정제라는 것이 당연히 없습니다. 즉 몇 공보험에 대해서는 병원이 받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이 이면에는 의료수가(reimbursement rate)의 차이가 숨어있습니다. 세 개의 보험이 있다고 해보죠. Private insurance, Medicare, Medicaid가 있습니다.(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것을 참조해주세요) 환자가 감기가 걸려서 clinic을 찾아갔는데, 치료후에 clinic에서는 치료에 대한 비용을 보험회사 청구합니다. 보험회사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가로 지급(reimbursement)합니다. 그런데 이 수가라는 것이 보험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private insurance는 1만원, Medicare는 4천원 Medicaid는 1천원을 지급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에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cost가 4천원이라고 하면 private insurance 환자를 받으면 6천원이 남고, Medicare환자를 받으면 본전, Medicaid환자를 받으면 3천원이 손해겠지요. 만약 병원에서 보험을 골라서 받을 수 있다면(당연지정제 폐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Private insurance만 받겠지요. 미국에서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빈곤층을 위한 보험인 Medicaid는 reimbursement rate이 터무니 없이 낮기 때문에(정부의 재정때문) 많은 병원에서 받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for profit hospital에서는 아예 받지를 않고, 기껏해야 동네도 좋지 않고, 시설도 훌륭하지 않은 몇몇 community hospital에서 받고 있지요. 이 경우에도 물론 state government에서 subsidy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2-3년전쯤에 California주의 sales tax가 8.5%에서 8.75%로 늘어난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늘어났던 0.25%가 공보험의 낮은 reimbursement rate또는 병원비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생기는 병원의 재정적자를 보전해 주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Medicaid를 받는 병원은 위치나 시설이 좋지 못합니다. 의료 서비스의 quality도 일반 병원과 차이가 있겠지요.
당연지정제가 없다는 것은 결국 정부에서 새로운 option을 내어놓아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훤하게 다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사보험이야기가 나오고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겠다고요? 아무리 의료서비스의 질에 대해서 의협에서 떠들어도 제가 보기에는 다 밥그릇 싸움입니다. 돈있는 사람들만 좋겠지요. 본질적으로 의료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보느냐 아니냐에 대한 관점 차이입니다. 오바마 public plan도 당연지정제에 대한 논의가 같이 되어야 그 효과가 사실적이 될 것입니다.
사실 오늘 이야기는 미국 의사들의 연봉이 얼마나 되는 지를 한번 보려고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흘러서 당연지정제로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수정했네요. 글 초기에 의료비용이 왜 비싼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의사들의 연봉도 한국보다는 높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미국의 물가와 그들의 수련기간을 고려하고, 유사한 전문직종(변호사, 컨설턴트, Banker 등)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높다라고 보기는 힘듭니다만, 미국과 한국의 GDP multiple보다는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래 링크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제가 표 긁어오는 재주가 없어서. 혹시 이런 거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아시는 분은 회신을 부탁드립니다.)
http://www.cejkasearch.com/compensation/amga_physician_compensation_survey.htm
(이게왜 자동 링크가 안될까요?)
상당히 높지요. 특히 Cardiac & Thoracic Surgeon의 수가가 상당히 상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한국 드라마 '뉴하트'에서 이야기하는 흉부외과 의사의 고되고 낮은 임금을 생각하면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인간의 생명과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전공의 수입이 높은 편입니다.(Cardiac, Neuro, Spine surgeon등). 한국의 대학병원의 과장급(40대후반에서 50대초반) 연봉이 1억이 넘고 2억이 안됨을 감안하고 비교하시면 미국의사 수입의 수준이 더 이해가 되실겁니다.
미국 의료시스팀은 Fee For Service가 아니라 Managed Care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즉 환자가 올때마다 돈을 받기 보다는 환자의 건강상태를 사전에 유지하게 하여 병원방문을 줄이고 전반적인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gatekeeper의 역할과 함께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위의 표를 보시면 이에 해당하는 Family Medicine의 연봉이 바닥임을 알 수 있지요. 모순입니다. 미국은 대학, 대학원의 학비가 비싼 것으로 유명하고, 특히 의대가 가장 높습니다. 이런 곳에서 공부한 의대생들이 Family Medicine으로 지원하겠습니까? 안하겠지요. 그럼 Managed Care의 기본 골격이 깨지는 겁니다. 실제로 수련병원에서 Family Medicine은 점점 지원자가 줄어서 요즘은 미달사태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합니다. 수억을 쓰고 나와서 기왕이면 돈을 많이 버는 전공을 하고자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년전인가 영국에서는 family medicine의사의 연봉을 두배로 올려주었습니다. 모두가 놀랐지요. 갑자기 연봉이 두배가 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모든 reimbursement rate을 정부에서 일괄관리하는 시스템에서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로 인해서 상당한 효과(국민건강)을 보았다는 보고를 본적이 있습니다.
시장상황을 고려하다 보니 개선해야 하는 곳을 제대로 개선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직도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정부의 Nationalization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앨러지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없어서 얼마전에 있었던 오마바 대통령의 의료 개혁 연설을 못보고 있습니다. 연설내용을 킨들에 카피 해 놓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ㅠ.ㅠ 기회가 되시면, 오마바 연설 요약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미국이민자로 살아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인데, 덕분에 요즘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감사 합니다.
답글삭제진짜 덕분에 공부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블루크로스 hmo 가입하고 병원을 다니면서 이 내용을 읽으니까 쏙쏙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미국내에서도 이런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알면 알수록 오바마의 의보개혁을 응원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안타깝습니다.
답글삭제@임정욱 - 2009/09/17 03:13
답글삭제네, 그렇지요. 오바마가 큰일을 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협상의 본질상 오바마의 제안이 모두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고, 어디선가 타협안을 찾지 않겠습니까. 전문가(의사협회, 제약회사 협회, 의료기기회사협회 등)들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고는 있는데, 전체 국민의 지지가 여전히 낮은 것도 부담일 겁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누구말대로 국민들은 모르니까 위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건지...
저도 이게 가장 궁금했는데... 이제야 봤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삭제@Sungmoon - 2009/10/07 02:12
답글삭제역시 MBA!! 나도 이게 제일 궁금했었어.